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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기자수첩>제65회 한산대첩축제, 한산해전을 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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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65회 한산대첩축제, 한산해전을 돌아보다?

 

지난 12, ‘장군의 바다, 눈물의 난중일기라는 주제를 내건 제65회 통영한산대첩축제가 충렬사 고유제를 시작으로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그리고 5일간 계획된 대장정을 진행하다 마지막 날의 우천으로 시민대동제 행사 취소라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막을 내렸다. 축제 5일째 비는 내리고 기자는 제65회 한산대첩축제를 뒤돌아보며 정리해본다.

 

통영문화재단 직원들과 공무원들, 해경과 어민들, 자원봉사에 나선 시민과 지역단체들까지 한여름 땡볕 아래 흘린 굵은 땀으로 만들어진 축제였다. 축제가 끝난 지금, 그들의 수고와 헌신에 먼저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하지만 축제가 끝나면 늘 그렇듯 이제는 냉정하게 되돌아볼 시간이다.

 

누군가는 만족했다고 말하고, 누군가는 아쉬웠다고 말한다. 축제에 대한 평가가 다양하게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기자는 그 많은 이야기 가운데 한산대첩축제의 가장 중요한 콘텐츠라고 할 수 있는 한산해전 재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과연 지금의 한산해전 재현, 이대로 좋은가?

잘했다는 박수와 이제는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

 

올해의 한산대첩 축제 역시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졌다. 행사를 준비한 공무원과 재단 직원들, 해상 안전을 책임진 해경, 배를 제공하고 직접 해전에 참여한 어민들, 무대와 공연을 준비한 출연진들까지 어느 한 사람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한 행사였다. 그 노고를 폄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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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그들의 수고가 있었기에 기자가 오늘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열심히 했다는 것과 잘 만들어졌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많은 사람이 고생했다고 해서 결과물에 대한 평가까지 달라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많은 인력과 예산, 시간과 노력이 투입된 만큼 관람객에게 더 큰 감동을 주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한산해전 재현은 아쉬움이 컸다.

 

통영시민들에게 한산대첩재현은 이제 흥미와 기대치가 오래전부터 사라지고 있다. 해마다 보는 행사라 그렇기도 하겠지만 문제는 변화 없는 획일적인 행사내용이 주된 원인일 것이다. 시민들의 관심도를 반영이라도 하듯이 올해의 관람객이 제일 적었다. 이순신 동상 아래와 본 행사장 관람객을 모두 합쳐도 500명 정도였다. 500여명도 공무원과 안전요원, 축제관계자들이 합쳐진 숫자다. 어깨를 부딪치며 이순신 공원을 오르던 시절은 옛날이야기가 된 걸까?

 

관람객의 시선은 어디를 향해야 했는가?

 

올해도 이순신공원의 자연 비탈을 활용한 관람석에는 많은 관계자와 시민들이 자리를 잡았다. 강석주 시장과 전병일 시의장, 시의원들도 앞줄에서 해전을 지켜봤다. 이분들은 과거의 한산해전도 보았을 것이고 올해의 해전도 지켜봤다.

 

그렇다면 궁금하다.

 

올해 해전을 보고 시민의 대표인 이분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직책을 내려놓고 순수한 관람객의 입장에서 이분들은 과연 내년에는 꼭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까? 아니면 이제는 뭔가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을까?

 

기자는 후자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올해 한산해전 재현은 무엇보다 관람객의 시선이 분산됐다. 이 내용은 이순신 공원 관람석에서 바라본 느낌과 이야기다. 바다에서는 해전이 펼쳐지고, 육지에서는 24반무예팀의 전투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불기둥이 솟아오르고 큰 소리와 함께 폭죽이 터졌다.

 

관객의 눈은 자연스럽게 바다와 육지를 오갔다. 문제는 한산대첩의 주인공이 누구냐는 것이다. 주인공은 육지의 불기둥도, 폭죽도, 퍼포먼스도 아니다. 주인공은 한산 앞바다에서 펼쳐지는 해전이어야 한다. 그런데 오히려 육지의 화려한 퍼포먼스가 바다의 해전을 가리는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해상에서 발사되어야 했던 폭죽은 육지에서 발사되었고 관객 바로 앞을 스쳐지나갔다. 그 열기와 연기가해전장면을 가려버렸고. 폭죽의 재는 객석으로 날아들었다. 볼거리를 더하기 위해 준비한 행위와 장치가 오히려 가장 중요한 볼거리를 가려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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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는 보이지 않았고, 해전은 느껴지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해상 연출이었다. 올해 해전에 동원된 어선은 예년보다 적어 보였고, 조선 수군과 일본 수군을 구분하는 방법도 잘 보이지도 않는 깃발에 의존하는 수준이었다. 관람석에서 바라본 배들은 너무 멀리 있었다. 기자의 카메라 줌으로도 겨우 식별할 정도였고 관객에게는 더욱 그랬을 것이다.

 

육지의 아나운서의 나레이션은 물론이고 이순신장군 역, 일본장수 와키자카 야스하루 역의 전투대사도 해전 상황과는 전혀 다른 형식으로 전개되었다. 대사 따로 해전 따로 억지 대사가 이어졌고 바다의 해전보다도 시선과 청각을 자극하는 육지의 불기둥과 폭죽의 퍼포먼스를 보다가 어느새 해전은 끝나버렸다.

 

햇빛이 강한 시간대에 이루어진 화포와 폭발 효과 역시 시각적인 효과를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 무엇보다 저것이 한산해전이다라는 느낌을 관객에게 전달하지 못했다.

 

어느 관광객은 이렇게 말했다. 10여전 전에도 들었던 것 같은 말을 다시 들었다. 꼭 뉴스에서 본 어민들의 해상 시위 같다. 어느 배가 일본군선이고 어느 배가 조선군선인지 구별하기도 힘들다. ”듣기 민망한 말이지만 부정하기 어려운 지적이었다.

 

이것은 단순히 한 관람객의 불평으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관람객이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꼈는지를 보여주는 현장의 평가이기 때문이다.

 

사기다라는 외침이 우리에게 던진 질문

 

올해도 인터넷과 SNS 영상을 보고 대구에서 통영을 찾은 관광객들이 있었다. 그중 50대로 보이는 한 여성 관광객은 해전을 보기 위해 무려 4시간을 기다렸다고 했다. 그리고 해전이 끝난 뒤 반복해서 외쳤다. “이것은 사기다. 이것은 사기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기자 역시 마음이 무거웠다. 그들은 영화 명량의 한 장면을 떠올렸을지 모른다. 그 표현은 분명 지나쳤다. 그러나 그 말을 단순한 욕설로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그 관광객은 4시간을 기다렸다. 왜 기다렸을까? SNS에서 전문 사진작가의 화려한 기술이 가미된 한산대첩의 모습을 보았을 것이고 한산해전에 대한 자신의 기대치를 높혀왔기 때문일 것이다.

 

멀리서 찾아온 사람에게 한산해전은 단순한 지역축제가 아니었다. 그들에게는 한산대첩이라는 역사적 이름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특별한 경험일 것이다. 그런 기대가 무너졌을 때 나온 말이 바로 사기라는 표현 이였던 것이다.

 

듣기 불편한 말이지만, 우리는 그 말 속에서 한산대첩축제의 미래를 고민해야 한다. 한산대첩의 역사를 설명하는 축제에서, 한산대첩을 보여주는 축제로 그동안의 한산해전 재현은 대체로 같은 틀을 반복해왔다.

 

이순신 장군이 견내량의 일본 수군을 한산도 앞바다로 유인했고, 학익진을 펼쳐 적을 물리쳤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대부분의 국민이 알고 있는 역사다.

학생들에게도 마찬가지다.  관람객들은 다 알고 있는 역사를 설명해 주는 축제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관객은 그날의 역사를 눈앞에서 보고 싶어 한다.

 

다 아는 역사의 장면이지만 올해의 학익진은 어떻게 펼쳐질까, 올해의 조선수군은 어떤 모습일지, 불 뿜는 화포의 모습이 올해는 얼마나 장관일지, 전투의 긴장감이 어떻게 고조됐는지를 보고 싶은 것이다. 적어도 관객이 ! 한산해전 볼만 하구나” 라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

 

하루하루의 행사를 돌아보자 한산대첩 기간 동안 통영 하늘에 쏘아올린 폭죽이 얼마나 될까? 그렇게 많은 폭죽을 쏘아 올려놓고 한산대첩축제의 꽃인 한산해전 재현에는 유원지의 장난감 폭죽이 등장할까? 통영 밤하늘을 수놓은 그 수많은 폭죽의 100분의 1만이라도 해전에 투자 했다면 해전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영화 명량과 같은 수준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통영은 특별하다. 한산 앞바다가 있다.

 

통영에는 이미 최고의 무대가 있다. 이순신공원이 있고, 동호항과 도남동, 미륵산 등에서도 통영 앞바다를 바라볼 수 있다. 무엇보다 통영에는 전국에서 보기 드문 거북선 3척과 대형 판옥선이라는 훌륭한 자산이 있다. 그런데 정작 한산해전 재현에는 거북선도, 판옥선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고 주연이 아닌 조연이었다.

 

이것은 한 번쯤 깊이 고민해 볼 문제다. 한산대첩의 상징이 거북선과 판옥선이라면, 왜 그 자산을 해전 재현의 중심에 활용하지 않는가? 물론 선박의 안전 문제와 운항 문제, 예산과 행정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어려움이 있다는 것과 하지 못한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해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면 방법을 찾아야 한다.

어선에 깃발 하나 꽂는 것으로 군함이 될 수는 없다.

 

현재의 해상 재현에서 가장 먼저 변화해야 할 부분은 시각적인 문제다. 관객에게 멀리 있는 작은 어선은 군함으로 보이지 않는다. 깃발 하나를 꽂는다고 해서 조선 수군의 판옥선이 되고 일본군선이 되는 것은 아니다.

 

관객의 상상력에만 기대서는 안 된다.

 

축제는 관객에게 상상하라고 요구하는 행사가 아니라, 상상할 수 있도록 보여주는 행사여야 한다. 최소한의 선박 외형 연출과 조명, 색상, 깃발, 진형, 움직임 등을 통해 관객이 한눈에 조선 수군과 일본 수군을 구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학익진이 눈에 보여야 한다.

한산대첩의 핵심은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조금 어두워야 해전이 산다. 올해 재현 시간을 앞당긴 것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맨눈으로 배를 잘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밝은 시간대에 행사를 진행했다는 취지는 이해한다.

 

그러나 한산해전의 핵심적인 볼거리 가운데 하나는 화포다. 화포의 섬광과 연기, 불빛은 어둠 속에서 훨씬 강렬하게 살아난다. 또한 실제 배의 외형을 완벽하게 재현하기 어렵다면 적절한 어둠과 조명, 영상, 음향을 활용해 관객의 상상력을 도와야 한다.

 

보이지 않게 만드는 어둠은 문제지만, 보여주기 위한 어둠은 연출이다.

 

이 차이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육지의 불꽃보다 바다의 전투가 먼저다.

육지의 폭죽과 불기둥도 필요할 수 있겠고 24반무예의 역동적인 퍼포먼스 역시 축제의 중요한 볼거리가 될 수도 있다. 그들의 노고도 박수 받아 마땅하지만 문제는 순서와 비중이다. 주연과 조연이 뒤바뀌어서는 안 된다.

 

한산대첩축제에서 한산해전이 주연이라면 육지의 퍼포먼스는 해전을 돋보이게 하는 조연이어야 한다. 육지의 불기둥이 바다를 가리고, 폭죽 연기가 해전을 가리고, 큰 소리가 해상 전투의 음향을 묻어버린다면 과감하게 줄이거나 위치를 바꿔야 한다.

 

더 많이 보여주는 것이 좋은 연출이 아니라, 무엇을 먼저 보여줄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 좋은 연출이다.

 

한산해전 하나만 제대로 만들어도 축제는 달라진다. 기자는 과감하게 제안하고 싶다. 한산해전 재현에 축제 예산의 상당 부분을 집중 투자하자. 필요하다면 절반 이상을 투자해서라도 좋다. 왜냐하면 한산해전은 단순한 프로그램 하나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순신공원, 미륵산, 도남동 해안가에 세계에서 몰려든 관람객으로 가득한 날이 오지 말하는 법이 없다.

 

생각의 투자가 시작이다.

그 자체가 한산대첩축제의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통영의 거리공연과 체험부스, 무형문화재 공연도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전국 어느 지역 축제에서나 볼 수 있는 프로그램과 통영에서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의 가치는 분명히 다르다.

 

머드축제는 머드에 집중한다.

나비축제는 나비에 집중한다.

그 축제의 이름을 들으면 곧바로 그 축제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그렇다면 통영한산대첩축제를 들었을 때 사람들의 머릿속에도 한산 앞바다에서 펼쳐지는 압도적인 해전 장면이 떠올라야 한다. 그것이 진짜 축제 브랜드가 아닐까.

 

“65년의 역사를 이제는 자산으로 만들어야 한다.

 

65회라는 숫자는 결코 가볍지 않다. 65년 동안 이어져 온 축제는 대한민국에서도 흔하지 않다. 그렇다면 이제는 질문해야 한다.

65년 동안 우리는 무엇을 축적했는가?, 행사의 횟수만 늘어난 것은 아닌가?, 해마다 새로운 주제와 타이틀을 내걸었지만 실제 프로그램은 얼마나 달라졌는가?, 주행사와 부대행사의 경계가 분명했는가?, 축제의 핵심 콘텐츠에 선택과 집중을 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이제는 찾아야 한다.

 

주제만 바꾼다고 축제가 새로워지는 것은 아니다. 포스터만 바꾼다고 축제가 새로워지는 것도 아니다. 공연 몇 개를 교체한다고 축제의 정체성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사람들이 기억할 단 하나의 장면을 만들어야 한다.그리고 한산대첩축제에서 그 장면은 한산해전이어야 한다.

 

당근도 필요하고 채찍도 필요하다

물론 축제를 준비한 사람들에게 무조건적인 비판만 쏟아내서는 안 된다. 이번 축제를 위해 밤낮없이 뛰어다닌 공무원과 재단 직원들, 자원봉사자, 해경, 어민들의 노고는 분명히 인정받아야 한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질책만이 아니다.

당신들이 고생한 만큼 이제 더 좋은 축제를 만들어 달라는 격려도 필요하다.

하지만 동시에 채찍도 필요하다. 매년 같은 방식으로 진행하면서 원래 그렇게 해왔다는 이유로 변화하지 않는다면 70, 80회를 맞아도 관람객의 마음을 움직이기는 어렵다.

 

축제는 문화재단의 실적을 채우기 위한 행사가 아니다.

 

관람객의 시간을 빼앗는 대신 그 시간보다 더 큰 감동을 돌려주는 것이 축제의 책임이다.

특히 멀리서 찾아온 관광객에게는 더욱 그렇다. 4시간을 달려온 사람이 잘 왔다고 말할 수 있게 해야 한다. SNS에서 영상을 본 외국인이 저곳에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야 한다. 학생들이 교과서에서 배운 한산대첩을 실제 현장에서 보고 역사가 살아 있다고 느끼게 해야 한다. 그것이 축제의 힘이다.

 

한산해전은 행사가 아니라 통영의 미래 콘텐츠다.

 

통영 앞바다는 이미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자연 무대다. 우리는 새로운 바다를 만들 필요가 없다. 새로운 역사를 만들 필요도 없다. 이미 그곳에서 1592년 한산대첩이라는 세계사적인 해전이 벌어졌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 역사를 오늘의 기술과 연출력으로 다시 보여주는 것이다. 실물 군선과 특수효과, 조명, 음향, 영상, 드론, 불꽃, 수상 퍼포먼스 등을 적절하게 결합한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한산해전을 만들 수 있다.

 

굳이 영화 명량의 모습 같은 연출도 필요 없다. 영화보다 더 중요한 것은 통영에서만 가능한 한산해전을 만드는 것이다. 관객이 어느 자리에서 보더라도 조선 수군과 일본 수군이 명확하게 구별되고, 학익진이 펼쳐지는 순간 탄성이 터지고, 화포가 일제히 불을 뿜는 순간 객석에서 함성이 터져 나오게 해야 한다. 그리고 해전이 끝났을 때 자연스럽게 박수가 나와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만들어야 할 한산해전이다.

 

이제는 결단할 때다

한산대첩축제는 변해야 한다. 그러나 모든 것을 바꿀 필요는 없다.

오히려 딱 하나를 제대로 바꾸면 된다. 한산해전 재현을 축제의 절대적인 대표 콘텐츠로 만들고, 예산과 인력과 기술을 집중하자. 부대행사는 주연을 돋보이게 하는 조연으로 정리하자.

 

그리고 해전 재현을 위한 별도의 전문 연출팀을 구성하자. 역사 전문가와 공연 연출가, 해상 전문가, 특수효과 전문가, 영상·음향 전문가, 군선 전문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한산해전을 만들어야 한다.

 

해마다 행사를 맡은 사람들이 처음부터 다시 고민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 최소한 3~5년을 내다보는 장기 프로젝트가 필요하다. 첫해에는 군선의 시각적 개선, 다음 해에는 해상 동선과 학익진 연출, 그다음에는 특수효과와 음향,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통영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관람석이 되는 방식으로 발전시켜 보자. 그렇게 만든 한산해전은 단순한 축제 프로그램이 아니라 통영을 대표하는 관광 콘텐츠가 될 수 있다.

 

한산해전이 다시 통영의 자랑이 되기를

 

예전에는 한산해전이 끝나면 관객들의 함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올해는 그 박수가 들리지 않았다. 그 침묵이 기자에게는 오히려 더 크게 들렸다.

 

누군가의 노력과 수고를 폄훼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그렇게 많은 사람이 고생했는데 왜 관객은 감동하지 못했을까? 이 질문을 이제는 진지하게 던져야 한다.

한산대첩축제는 65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 역사는 과거의 기록으로만 남겨두기에는 너무나 소중하다.

 

이제 70회를 향해 가는 길목에서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익숙한 것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과감하게 익숙한 틀을 깨야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진다.

 

한산해전 하나에 집중해 한산 앞바다를 대한민국 최고의 역사문화 공연장으로 만들자.

통영의 아이들이 자랑스러워하고, 외지 관광객이 다시 찾아오며, 세계인이 SNS를 보고 통영을 찾아오게 만들자.

 

그것이 65년 역사를 가진 한산대첩축제가 앞으로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한다. 올해의 아쉬움이 내년의 또 다른 아쉬움으로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이번 축제에서 흘린 수많은 사람들의 땀을 헛되게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변해야 한다.

 

한산대첩축제의 꽃이 한산해전이라면, 그 꽃에 제대로 물을 주어야 한다. 꽃이 시들어가는 것을 바라보면서 내년에는 더 잘하겠습니다라고 말할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다시 심고, 제대로 키워야 한다.

 

65년의 역사를 가진 통영한산대첩축제가 다시 한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제로 우뚝 서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한산 앞바다에서 다시 살아나는 이순신의 바다, 한산해전이 있어야 한다.

김종수 기자(tynews@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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