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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해상택시를 타고 만난 통영의 섬…용호도에서 역사와 예술을 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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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예총 회원들의 용호도 문화기행

 

해상택시를 타고 만난 통영의 섬용호도에서 역사와 예술을 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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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앞바다를 가르며 해상택시가 속도를 높이자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졌다.

잔잔한 바다 위를 미끄러지듯 달리던 배가 파도를 만나 한 번씩 출렁일 때마다 통영예술인들의 얼굴에는 어린아이 같은 미소가 번졌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했고, 때로는 바이킹을 탄 것처럼 짜릿했다.

 

819일 오후. 통영예총 회원들과 후원 이사들이 한국해양소년단 경남남부연맹이 운영하는 해상택시 두 대에 나눠 타고 용호도 일대를 찾았다.

 

이번 문화기행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다. 늘 육지에서 바라보기만 했던 통영의 섬을 직접 찾아가 섬의 풍경을 보고, 섬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곳에 켜켜이 쌓인 역사와 삶의 흔적을 만나는 시간이다. 기록적인 폭우로 수재민이 많이 발생한 터라 행사를 진행해야 마나 고민도 많았지만 예술인들은 예술인의 위치에서 자신을 갉고 닦아 새로운 작품을 세상에 내보내야 하는 사명도 있기에 미안한 마음을 뒤로 하고 예정된 행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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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이번 문화기행이 가능하도록 따뜻한 마음을 보태준 한국해양소년단 경남남부연맹 김정명 연명장님께 통영예술인들은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박수를 시작으로 기행을 떠났다.

 

바다 위에서 만난 새로운 통영

 

해상택시가 도남동 선착장을 벗어나자 통영의 모습은 조금씩 달라졌다. 육지에서 바라보던 통영과 바다에서 바라보는 통영은 전혀 다른 얼굴이었다. 푸른 바다 위에 떠 있는 섬과 섬 사이로 배가 지나가고, 바다위예서 바라보는 한폭의 그림같은 하늘의 뭉게구름은 또 다른 장관을 연출했다.

 

통영은 흔히 섬의 도시라고 말한다. 하지만 통영에 살면서도 정작 우리가 품고 있는 섬을 제대로 만나보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이날 해상택시를 타고 섬으로 향한 예술인들은 새삼 깨달았다.

우리가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살고 있었구나.”

 

해상택시는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통영의 바다와 섬을 새로운 시선으로 만나게 해주는 문화관광 콘텐츠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국해양소년단 경남남부연맹은 통영에서 해상택시를 운영해 오면서 통영운하와 강구안 등을 연결하는 해상관광 프로그램으로 통영의 아름다운 바다와 섬 그리고 야경을 알리는 홍보대사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특히 통영 밤바다를 달리는 야간 해상택시는 통영의 대표적인 야간관광 콘텐츠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고 있고 이날 해상택시는 무엇보다 통영예술인들에게 바다를 통해 섬을 만나는 특별한 문화기행 버스역할을 톡톡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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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들이 반기는 섬, 용호도

 

배가 용호도에 가까워지면서 섬의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최근 용호도는 고양이섬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있다. 통영시는 용호도를 섬과 바다, 고양이를 결합한 관광 콘텐츠로 발전시키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최근에는 고양이를 주제로 한 아트로드와 조형물 등을 통해 섬의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다.

 

고양이는 어느새 용호도의 새로운 얼굴이 되고 있었다. 섬 곳곳에서 만나는 고양이의 모습과 이를 소재로 한 예술작품은 용호도의 자연과 어우러져 또 다른 볼거리를 만들어냈다. 마침 이날에는 통영미술협회 회원들이 용호도의 새로운 상징이 된 고양이와 섬의 이야기를 소재로 만든 미술작품이 포로수용소전시관에 전시되고 있어 더욱 뜻 깊고 통영예술인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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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이 예술의 소재가 되고, 예술이 다시 섬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고양이 한 마리에서 시작된 작은 관심이 섬의 역사와 문화, 예술을 만나는 길로 이어지고 있었다.

 

아름다운 섬에 감춰진 전쟁의 기억

그러나 용호도가 보여준 이야기는 아름다운 풍경만이 아니었다. 포로수용소 전시관에 들어서는 순간 분위기는 달라졌다. 6·25전쟁 당시 이곳에는 포로수용소가 설치됐다. 19526월 포로수용소 설치와 함께 용호도 용초마을 주민들은 자신들의 삶터를 떠나 소개(疏開)민으로 살아야 했다. 포로수용소 시설은 19543월 말 폐쇄됐지만, 주민들은 이후 무너진 삶의 터전을 다시 맨손으로 일구고 집과 마을을 재건했다고 한다.

 

평화롭게 살아가던 섬마을에 전쟁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파도가 밀려온 것이다. 국군에 의해 강제로 집을 떠나야 했고, 삶의 터전을 잃어야 했으며, 다시 돌아온 뒤에도 폐허가 된 마을을 일으켜 세워야 했다.

 

그 이야기를 현장에서 들으니 전쟁이라는 두 글자 뒤에 숨은 우리가 모르는 이야기가 무수히 많을 것이라는 집작이 들었다. 특히 용초도가 고향인 통영예총 강기재 전 회장이 들려준 이야기는 참석자들의 마음을 깊이 울렸다.

 

강기재 회장님의 이야기는 책 속에 기록된 역사가 아니라, 섬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기억이었다. “그때 이곳에서 살던 사람들에게 전쟁은 역사책 속의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집과 논밭, 그리고 삶 자체를 빼앗아간 현실이었습니다.”

 

섬을 역사를 고스란히 체험한 강회장님의 목소리로 듣는 이야기는 더욱 묵직했다. 푸른 바다와 아름다운 풍경 뒤에 그런 아픈 기억이 숨어 있었다는 사실에 참석자들은 한동안 숙연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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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호도, 이제는 기억에서 미래로

 

용호도는 아픈 기억만 간직한 섬으로 머물러 있지 않았다. 포로수용소의 역사를 기억하는 공간과 고양이를 소재로 한 새로운 관광문화가 함께 만들어지고 있었다. 최근에는 용호도를 고양이섬으로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관광·문화 콘텐츠가 추진되고 있으며, 2026년에도 포로수용소 전시관과 고양이 관련 체험 등을 결합한 관광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과거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 기억하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섬과 사람이 살아가야 할 또 하나의 방법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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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호도와 용초도, 한산도를 품은 바다,

용호도 일대를 바라보면 한산도를 중심으로 펼쳐진 바다의 지형도 새롭게 보인다. 섬과 섬이 서로 기대어 있고, 바다는 그 사이를 연결하고 있다. 통영의 섬은 각각 떨어져 있는 듯하지만 사실은 하나의 거대한 문화와 역사, 생활권을 이루고 있었다.

 

그곳에는 어부들의 삶이 있고, 섬사람들의 애환이 있으며, 전쟁의 상처가 있고, 이제는 관광과 예술이라는 새로운 이야기가 더해지고 있다. 통영예술인들에게 이날의 여행은 바로 그 섬의 이야기를 발견하는 여행이었다.

 

돌아오는 해상택시 안.

처음 출발할 때보다 모두의 표정이 한층 편안해져 있었다. 누군가는 사진을 확인했고, 누군가는 섬에서 들은 이야기를 서로 나눴다. 그리고 다시 바다를 달렸다.

 

배가 파도를 가르며 속도를 올릴 때마다 웃음이 터졌다. “이거 완전히 롤러코스터인데!” “바이킹보다 재미있네!” 한참을 웃고 나니 어느새 통영항이 가까워졌다.

그 순간 한 회원이 조용히 말했다. “통영에 살면서도 우리 섬을 제대로 몰랐네요.”

 

짧은 한마디였지만 이날 여행의 의미를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이었다. 우리는 통영의 섬이 많다는 사실을 자랑하면서도 그 섬 하나하나에 어떤 삶과 역사와 이야기가 있는지는 잘 알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 예술인들은 직접 섬에 들어가 보고,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포로수용소의 흔적을 만나고, 고양이가 새로운 상징이 되어가는 섬의 모습까지 바라보았다.

 

새로운 눈을 얻은 하루

이번 통영예총 문화기행은 통영예술인들에게 새로운 눈을 선물했다. 바다는 더 이상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이 아니었다. 섬은 더 이상 멀리서 바라보는 점 하나가 아니었다. 그곳에는 사람이 살았고, 삶이 있었고, 눈물과 웃음이 있었으며, 전쟁의 상처와 평화를 향한 염원이 있었다.

 

그리고 이제 그 이야기를 예술로 다시 풀어낼 사람들이 이날 그 섬을 찾았다. 문학가는 섬에서 새로운 문장을 발견하고, 화가는 새로운 색을 발견하며, 음악가는 바다의 리듬을 발견할 것이다. 사진작가는 풍경을 기록하고, 공연예술인은 섬사람들의 삶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발견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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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끝났지만 예술인들의 창작은 이제 시작인지 모른다. 김정명 연명장님의 따뜻한 배려와 한국해양소년단 경남남부연맹 직원들의 친절하고 자세한 안내에 통영예술인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그 박수에는 고마움만 담긴 것이 아니었다. 우리 바다와 우리 섬을 새롭게 알게 해준 데 대한 감사, 그리고 앞으로 그 아름다움과 이야기를 예술로 널리 알리겠다는 다짐이 함께 담겨 있었다.

 

해상택시가 통영항으로 돌아오는 순간까지 바다는 눈부시게 빛났다. 그리고 그 바다 위에서 통영예술인들은 한 가지 소중한 사실을 가슴에 품었다. 통영의 섬은 우리가 자랑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알고 사랑하고 기록해야 할 소중한 문화유산이라는 것을 다시 배운 하루다.

 

아마도 이날 용호도에서 보고 듣고 느낀 이야기는 각자의 마음속에서 다시 태어날 것이다. 한 편의 글이 되고, 한 폭의 그림이 되고, 한 곡의 노래가 되고, 또 하나의 작품이 될 것이다.

 

그렇게 819일의 하루는 단순한 나들이가 아니라 통영의 바다와 섬을 가슴에 품고 돌아온, 보람 있고 따뜻한 문화예술 기행으로 오래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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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수 기자(tynews@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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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돌님의 댓글

김수돌이름으로 검색 아이피 (123.♡.136.112) 작성일

운영자님 통영에 섬에 숨은 이야기를 하나씩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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